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자취를 감추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용 기름이 많이 소요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몰라 걱정이다. 기름값에는 기름값 이외에 많은 세금이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이고 보면 기름 값이 비싼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고장의 기름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비싸다는 것이 문제다. 자동차를 운전하며 장거리 운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근 다른 지역의 주유소 미터기를 볼 때마다 우리 고장의 기름값이 더 비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주유소의 기름값이 자율화 된지도 꽤 오래되었다. 정유공장 및 주유소 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되면서 주유소별로 기름값에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원단위에서부터 백 원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주유소별로 기름값이 어떤 이유나 근거로 차이가 나는지 소비자의 입장에서 알 수는 없다. 다만 보다 많은 주유소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를 바랄 뿐이다.
교통이 4통5달인 우리 지역은 춘천, 횡성, 인제, 평창 지역 외에 경기도 양평군과 인접해 있다. 우리 지역의 기름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무조건 훨씬 싸게 판매되길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균형은 맞춰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지역을 지나는 44번 국도상의 주유소만 하더라도 다른 지역 주유소에 비해 리터당 20원내지 60원 정도 더 비싸게 차이가 난다.
특히 우리지역이 인제 지역보다 기름값이 비싼 이유에 대해서는 특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정유공장에서 주유소가 위치하고 있는 현지까지의 운송거리가 짧다는 것을 전제하면 홍천 지역의 기름 값이 더 싸야 마땅하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어찌되었든 주유소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다.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소비자들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유소를 운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가까운 외지의 주유소를 찾는 안타까움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따라서 최대한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중앙고속도로와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홍천의 상권이 무너져 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구매 등으로 지역경기가 침체되는 상황과 맞물려 자동차 기름마저 외지의 주유소를 찾아 주유하게 되어서는 곤란하다. 외지로 장거리 출장을 가는 직장인들이 우리 고장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넣고 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홍천고등학교 이전 교사 시절에 춘천, 횡성 등으로 9년 동안 출퇴근을 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때 심각하게 고민한 것이 가정경제와 지역경제 사이의 갈등이었다.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출퇴근을 하다보니 주유소를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가급적이면 우리 고장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 하지만 춘천지역, 횡성지역 등의 주유소가 더 기름값이 싸게 판매되는 탓에 갈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춘천, 원주, 서울 등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자기 고장에 대한 뜨거운 애향심이 아니라면 좀더 저렴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우리 고장의 주유소들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보다 많이 판매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외지인들의 지갑을 홍천에서 열수 있게 하는 방안은 홍천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주유소는 서비스업이다. 수익 못지않게 지역주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지역의 기름값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저렴하게 판매하는 주유소를 찾아 이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매년 기름값으로 엄청난 외화를 소모 한다. 에너지 절약을 통해 기름을 아껴 쓰려고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이영욱(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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