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의 부럼 정도로만 알고 있는 호도 역시 한방에서 약재로 쓰이는데 약재로 쓰일 때는 속알맹이만을 취하기 때문에 호도육(胡桃肉)이나 호도인(胡桃仁)이라는 이름으로 쓰고 있습니다.
호도는 약효를 떠나 생각나게 하는 것이 많습니다. 얼핏 먼저 떠오르는 것이 휴게소의 단골메뉴인 천안명물 호두과자이고 호도를 먹으면 일 년 내내 부스럼을 앓지 않는다는 풍속 때문에 정월대보름에 땅콩이나 밤 등과 함께 먹곤 합니다.
서양에서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호두까기인형’이라는 발레가 있습니다. 요즈음은 아이스크림에 호도가 들어가 고소한 맛을 느끼게 합니다.
호도가 여기저기에서 쓰여지는것은 꼭 맛 때문만은 아니며 건강까지 배려한 깊은 뜻이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호도를 먹는 것 중에 하나가 임신 중에 호두를 먹는 것입니다. 저의 아내도 어디서 들었는지 첫애를 임신했을 때 호도를 먹으면 아이가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면서 자주 먹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호도가 뇌를 닮아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먹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와 같이 약효를 추측하는 것도 한방적인 사고이며 호도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뇌를 안정시키기는 하나 실제로 아이가 머리가 좋아질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수험생에게도 호도를 먹으면 정신집중이 잘 된다고 하여 호도를 먹게도 합니다.
이와 같은 식으로 호도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열거하자면 너무 많은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한의학에서 약재로 쓰일 때의 효능을 위주로 하여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내용에서 호도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은 호도가 머리를 좋게 한다는 의미보다는 한방에서 불면증에 많이 쓰이는 산조인과 같이 잠을 편히 못주무시는 분들에게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가 더욱더 강합니다.
그런데 실질적인 쓰임에 있어서 호도는 신장이나 폐를 보충하는 효능이 뛰어납니다.
신장이나 폐를 치료한다는 개념이 아닌 허약해진 두 장기를 튼튼하게 한다는 의미로 쓰여지는데 신장이 약해지면 허리를 받쳐주는 기운 역시 약해져 요통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것을 신허요통이라 합니다. 이때 쓰이는 처방 중에 청아환(靑娥丸)이라는 처방이 있습니다. 요통에 가장 많이 쓰이는 두충과 보골지와 같이 쓰이는데 호도육이 들어간 처방 중에 아마 이 처방이 유일무이한 처방으로 보입니다.
신장이 약해지면 허리뿐만 아니라 소변기능도 떨어지고 정력 또한 떨어집니다. 젊은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증상이 올 수 있으나 주로 노인에게 해당되는 내용으로 노인에게 호도는 정력을 강화시켜주는 보양강장제로 또한 소변이 시원치 않아 늘 불편을 느끼시는 노인 분들에게는 유익한 약재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적으로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뼈도 약해지는데 호도는 뼈 자체를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폐와 관련해서 호도는 기침이나 천식에 쓰이는데 흔히 알고 있는 감기가 걸려서 생길 수 있는 일반적인 기침이나 천식을 치료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폐 자체가 약해져서 감기가 걸리지 않았는데도 늘 기침을 하고 가래도 생기고 숨도 차는 증상을 치료한다는 개념입니다. 특히 폐와 신장을 연관시켜 폐와 신장을 동시에 보강하여 기침이나 천식을 치료합니다. 신장이 폐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하고 반문을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노인의 기침이나 천식은 신장이 약해져서 폐로 신장의 기운이 충분히 전달이 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와 같은 것이 원인이 되어 생긴 증상은 주로 만성적인 기관지염이나 기관지천식에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기침을 하고 숨차고 할 때 호도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호도육 행인(살구씨) 생강 각 4g을 갈아 꿀로 환을 만들어 한번에 10g정도를 인삼 달인 물과 함께 잠잘 때에 씹어 먹으며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도의 또 다른 효능은 변비에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변비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나이가 들어 몸이 허약해져서 진액이 부족하여 변비가 왔을 때 장을 부드럽게 만들어주어 배변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즉, 노인변비나 산후변비에 호도를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 드린 내용이 한방에서 주로 소개하고 언급되는 내용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은 더 많이 있으나 한방적인 관점에서 그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으로 호도에 대해 김창무씨가 쓴 <몸에 좋은 자연요법>에 기록된 내용이 좋아 소개해 볼까 합니다.
『 호두를 매 식간마다 먹되 처음에는 1개씩 먹어서 하루에 3개로 시작하는데, 5일마다 1개씩을 늘려서 합이 하루에 9개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다시 3개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즉, 3개 때는 식간마다 1개씩을, 4개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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