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黃芩)이라는 약을 보면 늘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약이 정말 황금과 같은 귀한 약일까 하는 것입니다.
이 약은 색이 황금색을 띤다 하여 단순하게 붙여진 이름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효능이 정말로 황금과 같은 귀한 약효를 지니고 있구나 하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즉 팔방미인과 같은 약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하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약 중에 색이 황색을 띠며 이름에서도 황(黃)이 붙은 대표적인 삼형제가 있습니다.
황금, 황백(黃柏), 황련(黃連)입니다. 그리고 이 약들은 맛이 쓰다는 공통점도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황기와 같이 다른 맛을 가지고 있는 약이 있긴 하지만 색깔이 황색을 띠는 약들은 대개 쓴맛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쓴 약은 곧 성질이 차가운 약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한 약들은 한방에서 쓰이는 성질이 아주 차가운 약들 중 대표적인 약으로 몸에서 지나치게 열을 발생했을 때 그 역을 식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꼭 이런 약이 아니더라도 몸을 식혀줄만한 약은 있으나 그와 같은 약들이 그저 물의 수준에 머문다면 위의 약들은 얼음과 같은 정도의 차가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약에 더해서 치자(梔子)와 대황(大黃)이 있는데 총 다섯 가지 약이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다 나름대로의 독특한 성질을 이용해 다양하게 변화를 주면서 치료하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약들의 공통점이 맛이 쓰고 색이 누렇다 하는 것이지만 그 쓰이는 장기는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각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크게 구분하기를 황금은 주로 폐의 열을 식혀주고, 황련은 위장의 열을 식혀주며, 황백은 신장의 열을 식혀줍니다. 한방에서 담을 삭이는 대표적인 처방인 이진탕(二陳湯)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폐의 열이 있어 가래와 기침이 심하다 할 때 가래를 삭이는 이진탕에다가 황금을 쓰는 것이지 황련이나 황백을 쓰지 않습니다.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속이 무척 쓰릴 때에도 이진탕이라는 처방을 주로 쓰는데 이때에는 황련을 가해 쓰게 됩니다. 기침을 하는데도 신장에 허열이 발생해 가래는 없는데 계속 마른기침을 한다 할 때에는 신장의 열을 식혀주는 황백을 써야 기침을 치료할 수 있기에 같은 기침을 하더라도 어느 부위의 열이 기침을 유발했는지가 이들 약 중에 어느 한가지 약을 선택해야할 이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치자는 심장이 열이 심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할 때 심장의 열을 식혀주는데 쓰이고 대황은 대표적인 변비약이니만큼 대장의 열을 식혀주어 변비를 치료하는 약으로써 실열(實熱)이 있는 변비에 써야지 장이 차서 오는 변비에 쓴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와 같이 예를 들긴 하였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하게 구분하였을 뿐 황금이 꼭 폐의 열만 식힌다는 것은 아니며 처방의 구성내용이나 다른 약의 성분과 일치하여 얼마든지 융통성 있게 다양하게 쓰여질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또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감기가 왔는데 한열왕래(寒熱往來)라 하여 몸이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몸도 아프고 입도 쓰면서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을 때 쓰는 대표적인 처방인 소시호탕(小柴胡湯)이라는 처방이 있는데 이때에는 시호(柴胡)라는 약과 서로 협력하여 한열(寒熱)을 없애줍니다. 그리고 황금탕(黃芩湯)이라는 처방이 있는데 이것은 주로 장염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장의 열이 심해 설사가 심하게 되는 증상으로 이때에는 작약과 서로 협력하여 대장의 열을 식혀주어 설사를 멎게 해주는 것입니다.
또한 황금은 안태(安胎)를 시켜주는 대표적인 약인데 안태라 함은 태아를 안정시켜준다는 뜻으로 자궁을 튼튼하게 하여 안정시켜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궁내의 열을 식혀주는 약으로써 임신 중에는 자궁의 열이 심해지게 되는데 지나치게 열이 늘어난다면 태아에게도 전혀 이로울 것이 없기에 열을 식혀주어 태아가 출산 전까지 적당한 온도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산모가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이와 같은 약을 복용한다면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도 아토피와 같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이때에는 백출이라는 약과 같이 협력하여 안태시켜주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열이 지나친 곳이라면 다른 약과 협력하여 지나친 열로 부터 충분히 우리 몸을 지켜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면 황금은 아무래도 친한 친구인 황련이나 황백 그리고 치자, 대황과 같은 약과 더 많이 어울립니다. 혼자보다는 힘을 합하면 더 큰 힘을 내듯이 같이 다니면서 더 큰 효력을 내기위해 서로 힘을 합해 쓰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처방이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으로 황련 황금 황백 치자로 구성되어 있는 처방입니다. 이 처방은 한방에서 쓰이는 처방중 가장 성질이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