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야기 삶이야기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마지막 기고문을 마주하며 그간 잘 다루지 못했던 ‘삶이야기’를 써내려 간다.3년 전 봄 나고 자랐던 서울을 떠나 이곳 홍천에 자리 잡고 면에 법률사무소 해원을 개업하였다. 개업 초기에 수행 중이던 사건의 상대방이 도움을 받고자 한 어르신을 모시고 사무실에 왔는데 그 어르신께서 홍천 지역에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한 것을 아시고는 무척 반가워하시면서 이곳 홍천신문에 법률 칼럼을 기고해보라고 제안하셨다. 그 만남을 계기로 격주로 ‘법이야기 삶이야기’를 통해 법률상식, 수행한 사건들 이야
미성년자를 약취·유인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약취와 유인이란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하거나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하여 사람을 보호받는 상태 내지 자유로운 생활관계로부터 자기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말한다. 오늘은 이혼 소송과 관련된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에 대해 알아본다.만일 이혼 소송 중인 남성이 자신과 함께 살고 있지 않은 자녀들을 억지로 차에 태워 본인의 집으로 데려갔다면 위 죄가 성립할까. 실제로 유사 사례가 있었는데 법원은 위 남성에게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다.자세한
의뢰인의 작은 실수로 인해 패소한 안타까운 사연을 각색하여 소개한다.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이전에 의뢰인이 지인에게 돈을 받은 적이 있었고, 의뢰인은 이 돈을 물품대금으로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이를 갚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채권자도 그 뒤로 의뢰인에게 돈을 갚으라는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돈을 빌린 날로부터 10년이 지나 채권자에게 연락이 와서 돈을 갚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알린다고 하여 의뢰인은 어쩔 수 없이 받았던 돈의 50%를 변제하고 나머지 채무는 면제하는 쪽으로 합의를 하고 돈을 갚았던 것이다.우리 민법상 민사채권은 소멸
일방 당사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상대방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약정해제와 법정해제에 따라 다르다. 법정해제는 지난번 기고문을 통해 설명하였으므로 오늘은 약정해제권과 계약금 반환을 다루겠다.당사자들이 매매계약을 하면서 양 당사자가 해당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특정한 조건에 대해 약정할 수 있다. 대법원은 약정해제권에 따라 약정할 때에는 법정해제와는 달리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 당사자들이 매매계약을 하면서 해제 시 그 효과로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 약정을 한다면 손해
매수인이 계약금을 지급하고 나서 잔금 기일이 지났는데 잔금을 주지 않습니다. 계약을 해지·해제할 수 있나요? 자주 접하는 상담인데 매매계약의 해지·해제는 생각보다 까다롭다. 본 지면을 통해 차근차근 알아보자.1. 해지와 해제의 차이계약의 해지는 계약이 진행되는 중에 장래에 관하여 계약의 효력을 발생시키지 않는 의사표시이다. 따라서 해지의 의사표시 이전에 이미 완료한 서로 간의 법률행위는 유효하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계약의 해지가 있다.계약의 해제는 처음부터 계약이 없었던 거로 하는 의사표시이다. 토지를 매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상가건물 임차인의 경우 주택 임차인과 마찬가지로 특별법의 보호를 받는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거나 상가를 비워달라고 요구할 때 그러한 요구가 법적으로 타당한가를 임차인이 사전에 잘 알고 있다면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알맞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상가건물 임차인의 권리에 대해 알아보자.(1) 임차인의 대항력「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상가건물 임대차는 임차인이 상가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했다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해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다.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상가건물
가부장제를 깨온 판례들 그 세 번째 주제는 여성 종중원의 지위를 인정한 판례이다. 2005년 대법원은 종중원의 자격을 성년 남자만으로 제한하는 종래의 관습법의 효력을 부정했다. 종중이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형성된 관습상의 단체로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및 종원 상호 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하여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남자를 종원으로 하여 구성되는 종족의 자연적 집단이었다.관습적으로 종중은 성년 남자로만 구성되었는데 2005년 대법원에서 성년의 남자만을 종중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한 관습법의 효력을 상실시키고 여
가부장제를 깨온 판례들 그 두 번째 주제는 호주제 폐지이다. 호주제(戶主制)란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들의 출생·혼인·사망 등의 신분 변동을 기록하는 제도로 2007년 12월 31일까지 유지됐다. 당시만 해도 우리 민법은 호주를 ‘일가의 계통을 승계한 자’로 규정하였고 이는 남성 가장에 한하였으며, 가족 개념을 ‘호주와 같은 호적인 자’로 규정해 호주제를 명문화하고 있었다.호주제도 하에서는 호적의 기준이 되는 사람인 호주 아래에 아내와 자녀를 포함한 친족이 편제되는 식으로 짜여 있었다. 그 당시에는 ‘호적등본’을 떼면 남성 가장
시민들의 의식이 하나둘 바뀌고 오랜 시간이 지나 일반 대중들의 의식이 바뀌었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날 때 판결과 법이 바뀐다. 변화가 가장 느린 곳이 바로 법원인 것이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일반 통념’, ‘일반 상식’이기 때문에 먼저 통념과 상식이 바뀌어야 판결이 바뀌고 법이 바뀐다. 대법원은 시민들의 의식 변화에 맞춰 판결을 바꾸고 그에 따라 법과 제도가 바뀐다. 이런 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이라고 부르는데 대법관 13명 전원이 의견을 내어 합의하여 판결을 내고 이로써 기존 판결을 뒤집는다.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문화, 관습
홍천 지역에는 등기부가 존재하지 않거나 실체관계와 다르게 보존등기가 된 토지가 매우 많다. 일제강점기 토지조사령에 의해 토지를 사정받은 선조가 이후 전쟁을 거치면서 사망하거나 행정서류가 멸실되었고 후손들이 소유권을 제때 확인하지 못한 경우가 그렇다. 또는 선조의 땅인 사실을 알고 해당 땅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등기가 되지 않아 불이익을 겪는 후손들도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되면 우리가 아직도 일제강점기의 영향 아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관련된 상담 문의가 있어 이러한 경우 어떻게 선조의 토지를 찾을 수 있을지 소개한다
‘사랑이법’을 기억하시나요. 2014년에 김지환 씨가 8개월 된 딸이 탄 유아차를 끌고 서울 도심에서 1인시위를 했던 사건. 미혼부 혼자서는 아이를 출생신고 할 수 없는 현실을 알려 2015년 가족관계등록법이 개정되었다. 미혼부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사랑이법’(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이 개정된 것이다.그런데 미혼모는 혼인 외 출생자를 바로 출생신고 할 수 있지만 미혼부는 사랑이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지 않은 현실이다. 2015년 가족관계등록법이 미혼부가 친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모를 경우에도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으면
예전에는 친척 간에 양자로 입적하면서 ‘친자’로 출생신고를 했기 때문에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받으면 친부의 자녀가 아닌 큰아버지나 작은아버지의 자녀로 등록된 경우가 있다. 생각보다 이런 사례가 많아 필자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본 사람들의 상담 전화를 종종 받는다.일상생활에서는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의 ‘부모’ 란에 친부모의 정보가 기입되든 아니든 별 상관이 없고 크게 불편하지도 않아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만, ‘유족연금’ 때문에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필요가 생겨 전화를 주시는 분들도 있다. 자신의 친부가 국가유공자
스마트폰에 개인의 모든 정보를 입력하고 많은 상거래를 하다 보니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게 비일비재하다. 또한 대기업에서 고객정보를 잘 관리하지 못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경우도 많다. 오늘은 개인정보가 집단으로 유출되어 회원들이 단체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였던 과거 판례를 짚어본다.2012년 지**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서 고객 한 명당 개인정보를 유출한 대기업을 상대로 1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였으나 대법원은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기업의 잘못으로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법원은 왜 회
법정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이따금 배심원들을 볼 수 있다. 변호사나 검사가 배심원들 앞에서 현란한 말솜씨로 그들을 설득하는 건 흔한 장면이다. 배심원들이 참석하는 재판을 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문답을 통해 국민참여재판 제도와 절차 등에 관하여 알아보자.Q. 배심원은 아무나 할 수 있나요?A. 배심원은 아무나 할 수 있다. 다만 70세 이상의 고령자, 건강상의 이유로 부적합한 자, 파산자 등 배심원을 하기에 부적당한 자와 대통령, 법 관련 직업인 등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오늘은 입양을 주제로 글을 쓴다. ‘입양’이라고 하면 부모가 없는 유아 혹은 아동을 양부모가 입양하는 상황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무실로 종종 성년자 입양에 대한 문의 전화가 오는 걸 보면 생각보다 성년자 입양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재혼 가정에서 성년자 입양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오늘은 그에 대해 알아보겠다.재혼 가정에서 자녀가 별 불편함 없이 자라다가 어느덧 성년이 되어 취직을 앞두고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여 관공서나 회사에 제출하려고 할 때 성년자 입양 문제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일방 배우자가
변호사 일을 하다보면 상당히 불편하다고 느끼게 되는 지점이 있는데 바로 검찰에 필요한 서류를 열람·복사 신청할 때이다. 검찰은 자신이 보관 중인 서류를 타인에 내어 주는 데에 관대하지 않다. 열람·복사를 신청하면 검사가 불허가를 하기 일쑤다. 심지어 법원의 문서송부촉탁명령이 있어도 담당 검사가 불허하면 검찰 서류를 법원에 제출할 방법이 없다. 법원의 문서송부촉탁명령이 있어도 검찰은 문서를 작성한 사람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서송부촉탁명령에 기한 문서 제출을 거부한다. 당사자가 검찰에 방문하면 자신이 진술하여 작성된 조서나 자신
지난 회차에는 지급명령의 효력에 대해 알아보았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확정된 판결문과 같은 효력을 갖지만, 기판력은 예외이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확정된 판결문과는 달리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기판력이란 확정된 재판의 판단 내용이 소송당사자와 나중에 제기할 소송의 법원을 구속하고, 이와 모순되는 주장·판단을 인정하지 않는 소송법상 효력인데 확정된 지급명령은 이러한 효력이 없다는 것을 지난 회차에서 설명하였다.이번 회차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구체적으로 실무상 어떤 차이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다룬다. 지급명령은 소멸시효를 연장하기 위한 목
민사소송법 제474조는 지급명령의 효력에 대하여 다룬다.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을 취하하거나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 오늘은 지급명령의 확정사유와 확정된 지급명령의 효력에 대해 알아본다.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을 취하하거나 이의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지급명령이 확정된다. 채무자는 지급명령을 송달받고 14일 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기간은 초일불산입이 원칙이므로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다음날을 1일로 계산하여 14일째 되는 날까지 이의
전 회에 이어서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대해 살펴본다.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채권의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소멸시효를 중단시켜야 한다. 민법은 채권자가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방법을 정해놓았는데 ‘재판상청구, 파산절차참가, 지급명령의 신청,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압류·가압류·가처분’이 있고, 채무자가 채무를 ‘승인’하는 경우에도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이를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라 한다. 하나하나 알아보겠다.(1) 재판상 청구재판상의 청구를 하면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재판상 청구란 쉽게 말하면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는 것이다. 청구한 소
가끔 돈을 빌려준지 꽤 오래되었는데 아직 갚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원의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있다. “언제 빌려주셨어요?”라고 물으면, “오래돼서 잘 기억이 안 나요‘”라고 답하시는데, 그럼 필자는 “10년 넘었어요?”라고 물어본다. 민사 소송에서 10년은 큰 의미가 있는데 바로 민사 채권은 10년이 지나면 시효가 완성되어 청구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 즉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계속된 경우에 그 자의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가